📖 이서원 - 『그 말이 듣고 싶었어』 ✨ 사람을 살리는 말, 듣고 싶은 말

이서원의 『그 말이 듣고 싶었어』는 말이 가진 힘과 중요성을 다룬 책이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수많은 대화를 나누지만, 어떤 말은 위로가 되고 어떤 말은 상처가 된다.  이 책은 상대방에게 따뜻한 말 한마디를 건네는 것이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이야기한다.
 
말은 사람을 살리기도 하고 죽이기도 한다. 미운 말을 하는 사람의 공통점은 내가 하고 싶은 말을 한다는 것이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을 내 마음대로 하니 속이 후련하나 여과없이 말하니 화살처럼 직선의 말이 나간다. 그런 말을 듣는 사람 속은 헤집어진다.

이와 달리 이쁜 말을 하는 사람의 공통점은 듣고 싶어 하는 말을 한다는 거다. 말을 하기 전 예외 없이 '이 말을 들으면 어떤 기분일까'를 생각한 후에 가려서 말한다. 가려서 말하니 활시위처럼 부드러운 곡선의 말이 나간다. 그런 말을 듣는 사람의 속은 따스해진다. 흐뭇함에 두고두고 고마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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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사용법은 간단하다. 내가 하고 싶은 말에서 네가 듣고 싶은 말로 변환하는 것이다. 이것을 상대 비위를 맞추고 아부를 하는 거라고 오해하는 사람이 있다. 내가 할 말을 하면서도 상대가 들어 기분 좋게 말하는 건 얼마든지 가능하다. 그리고 그렇게 말을 하면 내가 비굴해지는 것이 아니라 당당하고 자랑스러워진다. 언격이 인격임을 이쁘게 말하는 자신을 보며 매번 확인할 수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느낀 점은 사실 말 조심을 해야 한다는 걸 알고 있으면서도 실제로 말을 잘 하는 것은 참 어렵다는 것이다. 
나도 항상 말과 태도를 조심해야 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말을 뱉고 하고 나서 후회하는 경우가 많다. 뱉은 말은 더 이상 내 것이 아니고 상대방의 것이 된다. 그러나 말을 예쁘게 하지 않는다고 해서 그 사람을 나쁘다고 단정 짓는 것은 옳지 않다. 한 사람도 상황이나 상대에 따라 부드러운 말을 하기도, 거친 말을 하기도 한다.
 
쉽지 않지만 나 자신에게도, 다른 사람들에게도 어린아이에게 말하듯 부드럽고 따뜻하게 말을 하는 습관을 길러야겠다. 그리고 나이가 들면서 하는 생각은  사람의 멋짐은 그 사람이 가진 재산이나 권력보다는 그 사람의 말씨, 태도, 자신감, 여유 에서 나온다는 생각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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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피소드1,  p.37 "회에서 소리가 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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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피소드2,  p.49 "다섯 살 저금 해 놓는거야"

 

 
"몇 살이야?"
"스물 다섯 입니다."
"어금니 꽉 깨물어."
"예?"
"꽉 깨물어. 그리고 한 대마다 숫자를 센다. 실시!"
 
학사장교 시험에 떨어지고 스물 다섯에 간 군대, 어리버리한 동작으로 내무반에 처음 들어섰을 때 완장을 찬 내무반장이었떤 김 병장이 나이를 묻고는 다짜고짜 뺨을 때리기 시작했다. 하나, 둘 때릴 때마다 큰 소리로 숫자를 외쳤다. 다섯이라는 숫자를 센 후 때리는 게 멎었다. 다른 고참들이 키득거릴 때 김 병장이 또렷하게 말했다.
 
"다섯 살 지금부터 국방부 금고에 저금 해 놓는 거야. 알았어?"
"예, 알겠습니다."
"제대 할 때 찾아가는 거야, 알았어?"
"예, 알겠습니다."
 
며칠 후 처음 야간 보초를 2인 1조로 설 때 김 병장이 함께 보초를 섰다. 내무반장 권한으로 명단을 바꿨다는 걸 훗날 알았다. 김병장은 나에게 말했다. 
 
"그 때 놀랐지? 군대가 다 그래, 나이 많다고 했다가 계속 깨져. 아무 잘못도 없는데 때려서 미안하다. 앞으로 잘 지내보자."
 
나는 나보다 몇 살이나 어린 김 병장을 보면서 인생을 배웠다. 지혜란 나이와 별 상관이 없다는 걸 알았다. 지혜는 오히려 경험과 더 많은 관련이 있었다. 그 날 이후로 나는 스물다섯에서 스무 살 가장 어린 졸병이 될 수 있었다.  군 생활을 순조롭게 할 수 있었던 건 그 날 맞은 뺨 다섯 새 덕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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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군대 부조리를 옹호하는 글이 아닙니다.
당연히 사람을 때려서는 안됩니다.
때린놈이 나쁜 놈입니다.
이 책은 지금은 대학 교수로 재직중이신 분께서
부조리가 만연할 당시 군생활 때의 에피소드를 에세이 형식으로 쓴 글입니다.
블로그주인은 군대부조리에 절대 반대합니다.
그리고 이유불문 다른 사람을 때리는 건 정당화될수 없습니다.
해당 책에서 발췌한 내용이 어떤 분들께는 껄끄러운 주제가 될지 몰랐습니다.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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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피소드3,  p.77 "사랑할 만큼 충분히 약한가"

이어령 선생님이 돌아가시기 몇달 전 같은 학교에 재직했던 선생님이 병문안을 갔다. 이어령 선생님이 말씀하셨다.

"선생님, 저는 평생 존경은 받았지만 사랑 받지 못했어요.
스승의 날이 되어도 제 연구실에는 꽃을 들고 찾아오는 제자가 없었습니다.
제가 어려웠던 거지요.
그래서 알게되었습니다.
내가 사람들에게 존경은 받았지만 사랑받지는 못했구나."

사람은 자신과 너무 거리가 먼 사람을 존경할 수는 있어도 사랑하기는 어려운 존재다. 사랑을 주고 받으려면 어딘가 빈 구석이 있어야 하고, 나와 공통점이 있어야 한다. 실수도 하고, 어리숙한 면이 있어야 사랑을 주고받을 구멍이 생긴다. 너무 완벽하면 사랑이 들어갈 자리가 없다. 그래서 사랑은 신의 영역이 아니라 부족하고 약한 인간의 영역이다. 부족하고 약한 사람이 더 부족하고 약한 사람에게 주는 것이 사랑이며, 서로 약한 사람끼리 받는 것이 사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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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피소드4,  p.111 "집에는 바람 안 불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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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피소드5,  p.196 "난 적이 없잖아"

고등학생인 아들이 학년 대표 선거에 나가 대표로 선출되었다. 여러 후보 가운데 네가 선출된 이유가 무엇 같으냐고 물었다. 돌아온 대답은 "아빠, 나는 적이 없잖아." 짧지만 여운이 깊은 이야기였다. "그렇구나. 그럼 적을 만들지 않는 방법이 있어?" 아들은 두 가지 방법이 있는 것 같다고 했다.
 
1. 하나는 내가 잘난 척 하면 안 된단다. - 칭찬은 친구들이 해 줘야지 자기가 하면 적을 만들기로 작정한 거란다.
 
2. 또 하나는 친구들을 잘나게 도와줘야 한단다. - 친구들도 사람인데 자기에게 도움이 되는 사람을 좋아하지 아무 도움도 안 되는 사람을 좋아하지 않기에 내가 잘 하는 것으로 무엇이라도 도움을 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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