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행복한 꿈"과 "냉혹한 현실"
《플로리다 프로젝트》는 숀 베이커 감독이 연출한 영화로, 플로리다 디즈니 월드 근처의 모텔에서 살아가는 6살 소녀 무니와 그녀의 엄마 할리의 이야기를 다룬다. 다큐멘터리 같은 전개로 다소 느릴 수 있으나, 아이들의 천진난만한 모습과 아름다운 배경이 어우러져 인상적이다. 주요 배경인 보라색 ‘매직 캐슬 모텔’은 실제 올랜도 지역의 저소득층 주거 모텔을 기반으로 하며, 전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곳이라 불리는 디즈니 월드와 그 주변 빈곤층 커뮤니티가 공존하는 현실을 보여준다.

올랜도 지역은 관광업이 중심 산업이지만, 이로 인해 경제적 양극화가 심각하다. 디즈니 월드가 세워진 후, 이 지역의 경제는 디즈니 월드에 의존하게 되었다. 관광업 종사자의 상당수는 저임금 일자리에 종사하며, 최소 임금으로 생활을 유지하기 어렵다. 또한 디즈니 월드 아르바이트를 제외 하고는 취업이 어렵다. 그 결과, 과거에 디즈니 월드 숙박시설로 사용되던 모텔들에 영화의 주인공인 미혼모 할리처럼 불안정한 직업을 가진 일용직 부모들과 아이들이 주급으로 숙박료를 지불하며 거주하게 되었다.
플로리다의 높은 생활비와 집값 상승으로 인해, 많은 가족들이 제대로 된 주거 공간을 마련하지 못하고 모텔 생활을 지속하고 있으며 이들 중 상당수가 실업난과 장기적인 빈곤 문제를 겪는다.

22살 미혼모 할리와 그녀의 딸 무니는 디즈니 월드에서 차로 10분 거리에 있는 보라색 ‘매직 캐슬 모텔’에서 살아간다. 이곳은 마치 동화 속 나라처럼 화려하지만, 이 영화는 사회적으로 보호받지 못하는 계층이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할리는 좋은 엄마가 되고 싶어 하지만, 경제적 어려움과 사회적 지원 부족으로 인해 점점 막다른 길로 내몰리는데... 영화는 그들의 소소한 하루하루를 담아내며, 현실과 동화 같은 순간들이 교차하는 이야기를 펼쳐낸다.

스쿠티와 무니, 젠시는 단순한 우연한 만남을 계기로 친구가 된다.
무니는 친구들과 함께 놀다가 젠시가 사는 모텔 앞에서 장난을 치게 된다. 무니의 장난기 넘치는 성격과 적극적인 태도 덕분에 둘은 금방 친해진다. 이후 무니와 젠시는 함께 아이스크림을 나눠 먹으며 가까워지고, 자연스럽게 무니의 또 다른 친구들인 스쿠티와도 어울리게 된다.
이 아이들은 말썽꾸러기지만, 언제나 셋이 함께 자유로운 시간을 보낸다. 폐건물에 들어가 낙서를 하고, 관광객들에게 돈을 구걸해 아이스크림을 사 먹거나, 모텔 주변에서 장난을 치며 하루하루를 신나게 보낸다.
이 영화를 보고 아이들의 거친 말투와 행동이 못됐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나는 오히려 마음이 아팠다. 이곳에 사는 사람들은 생계를 위해 늘 남에게 도움을 구해야 하며, 그 과정에서 거친 언어가 자연스럽게 사용된다. 아이들은 그런 어른들의 모습을 보고 배우며 성장하기 때문에, 그들의 말투와 행동은 환경이 만들어 낸 결과라구 생각한다. 그래서 마음이 쓰인다.



그러나 아이들은 장난이 지나쳐 어느 날 폐건물에 불을 내는 사고를 치고 만다.
아이들은 절대 하지 않았다고 시치미를 떼고, 아이들의 엄마 스쿠티와 애슐리는 그 사실을 짐작하고 있지만, 절대 경찰에게 말 하지 않는다. 그래서 이 사건은 그냥 누군가 실수로 불을 낸 것으로 종결되게 된다.
이 사건으로 인해 스쿠티의 엄마 애슐리는 자신의 아들 스쿠티가 장난꾸러기 무니와 어울리는 것을 금지하고,
무니는 젠시와만 어울리게 된다.


무니의 엄마 할리와 스쿠티의 엄마 애슐리는 원래 친한 친구였다. 둘은 원래 수영장에서 같이 시간을 보내기도 하고 서로의 아이들과 함께 놀면서 시간을 보내는 사이였다.

애슐리는 디즈니 월드 근처 패스트푸드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한다. 애슐리가 일하는 동안 할리가 스쿠티를 돌봐주면 애슐리가 그 댓가로 항상 무니와 스쿠티가 먹을 음식을 몰래 챙겨 보내주곤 했다. 하지만 방화사건 이후 할리가 애슐리에게 절교를 당하자 할리는 당장 아이에게 먹을 것을 구하기도 어려워진다.

할리는 안정적인 직업이 없는 상태에서 모텔비를 내기 위해 힘든 삶을 살아간다. 초반에는 관광객들에게 향수를 싸게 되팔거나 도둑질을 하며 돈을 마련하지만, 점점 생활이 어려워진다. 모텔비를 내지 못할 위기에 처하자, 할리는 결국 인터넷을 통해 남자들을 모텔 방으로 불러 매춘을 시작한다.
모텔 관리인 바비는 할리의 방에 여러 남자들이 드나드는 것을 보고 할리의 이런 행동을 눈치채지만, 직접적으로 개입하지 않으려 한다. 하지만 할리가 매춘 손님을 받을 때 딸 무니를 화장실에 숨겨두는 것을 알게 되자 바비는 더 이상 두고 볼 수만은 없다.


이렇게 매춘을 하던 것도 잠시, 관리인 바비는 할리를 불러 매춘을 한 번만 더 하면 여기서 쫓겨날거라고 경고한다. 결국
할리는 모텔비를 내지 못해 퇴거 위기에 놓인다.
그러자 할리는 멀어진 친구인 애슐리의 방에 찾아가 한 번만 도와달라고 부탁한다.
하지만, 할리가 남자들을 불러 매춘을 했다는 걸 알고 있는 애슐리는 할리에게 못된 말을 퍼붓고 우리 아이 근처에도 오지 말라고 하며 욕을 한다. 그러자 할리는 화가 나서 애슐리를 때리고, 둘은 싸움을 한다.

화가 난 애슐리는 할리를 아동 복지국에 신고한다. 혐의는 아이를 집 화장실에 가두고 매춘을 한 혐의이다. 그래서 사회복지사들이 모텔을 찾아와 할리의 상황을 조사하고, 무니를 분리해서 보호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린다.
할리는 마지막 순간까지 무니와 함께 살기 위해 저항하지만, 결국 엄마로부터 강제로 분리될 위기에 처한다. 경찰들과 사회복지사들이 무니를 데려가려고 다가오자 무니는 울면서 도망친다. 무니가 마지막으로 달려간 곳은 친구 젠시의 집니다.
무니가 젠시의 집 앞에으로 달려가 문을 두드리는데, 젠시를 보자마자 말을 잇지 못하고 눈물을 흘린다.
젠시는 무니의 손을 잡고 둘은 디즈니 월드로 달려가면서 영화는 끝이 난다.
이 장면은 현실을 도피하고 싶은 아이들의 간절한 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 같다.


여기서부터는 내가 느낀 점 !
이 영화는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아이를 잘 키우려는 할리의 간절한 마음을 깊이 느끼게 해 주었다. 그녀는 힘든 현실 속에서 생계를 위해 남의 물건을 훔치기도 하지만, 딸에게만큼은 모든 것을 해주고 싶어 했던 애틋한 모습이 가슴 아프게 다가왔다.
할리가 아무리 직업을 구하려 해도 디즈니 월드 근처에서는 일자리를 찾기가 거의 불가능하다. 그의 가장 친한 친구인 애슐리 역시 겨우 얻은 패스트푸드 아르바이트 자리에서 몇 년째 일하고 있지만, 여전히 정규직으로 고용되지 못하고 있다. 이런 현실 속에서 할리가 유일하게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은 친구 애슐리뿐이다.
감성이 부족한 사람들은 아이들의 말투가 버릇없다며, 어른에게 함부로 말하고 심지어 욕까지 한다고 불쾌해한다. 하지만 내 생각은 다르다. 힘든 현실 속에서 살아가는 어른들 곁에서 자란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그 말투와 태도를 배운 것이다. 아이들은 따뜻한 사랑을 받으며 자라야 할 존재들이다. 그러나 영화 속에서 아이들이 스스로 먹을 것을 구걸하고 방치된 채 살아가고 있어 더욱 안타깝게 느껴진다.




영화의 전체적인 색감은 웨스 앤더슨 의 그랜드부다페스트 호텔을 연상케 하고 너무나 아름다운데 현실은 웬만한 감동적인 영화보다 더 슬프다.
특히 기억에 남는 두 가지 장면이 있다.
아동보호국이 할리를 조사하기 위해 계속 찾아오는데
할리는 이제 곧 무니와 헤어지게 될 것을 예감하고
마지막으로 맛있는 걸 먹이려고 디즈니월드 호텔에 무니를 데려옴..
무니는 아무것도 모르고 "매일 이렇게 지냈으면 좋겠다"며 기뻐하지만,
이를 바라보는 할리의 모습은 가슴 아프기만 하다.

두 번째로는 할리가 마지막으로 친구의 패스트푸드점에 찾아가는 장면이다.
이번에는 도와달라고 부탁하려고 가는 것이 아니라
그냥 다시 화해하고 싶어서....
애슐리가 자꾸 할리를 피하고 눈길 조차 주지 않으니
어떻게든 말을 걸어보려고 손님으로 찾아간 것이다
말을 걸어도 답을 하지 않으니 욕도 해 보고 협박도 해보고 못되게 군다.
관심을 받으려고 다 먹지도 못할 양의 음식을 엄청 많이 시킨다.
그리고 친구를 불러서 음식 맛이 왜 이러냐고 틱틱댄다.
어떻게든 말을 걸어 보려고 하는 장면이 너무 마음이 아파
마지막까지 친구의 마음을 돌리지 못한 할리는
미운 마음에 남은 거 다 포장해 달라며 떼를 쓰고
친구는 끝까지 할리와 인사를 하지 않고 그냥 손님으로만 대한다.
포장 음식을 들고 가게를 나서자마자
할리는 너무 속상해서 음식을 바닥에 다 던져버린다....
너무 마음이 아프다.ㅠㅠ
플로리다 프로젝트는 정말 마음으로 봐야 하는 영화이다.
마음이 따뜻한 사람만이 그들의 선택과 행동을 이해하고, 함께 공감할 수 있는 영화이다.
겉으로 보면 충격적인 행동들이 많지만, 그 속에는 생존을 위한 몸부림과 간절함이 담겨 있다.
헬리도, 무니도, 그저 행복해지고 싶었을 뿐인데…
그들이 처한 현실이 너무 가혹해서 더더욱 마음이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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