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황의 선출과 임기
로마 가톨릭은 중앙 집권 체제이다. 성당에 거주하는신부, 그리고 그 성당을 모아 묶은 일정한 단위의 교구와 그 교구를 담당하는 주교, 다시 그 주교들 중 고위 성직자인 추기경. 추기경의 가장 큰 권한은 바로 교황선출이며, 교황 선출을 위한 추기경들의 모임을 '콘클라베'라고 한다.
2023년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즉위한 지 10주년 되는 해이다. 교황은 한 번 선출되면 종신직을 보장받는다. 즉, 선종(숨을 거두어야만)해야만 그 자리에서 내려올 수 있다. 그 후에 다시 투표를 통해 새 교황이 선출된다.
그런데 몇 해 전에 전 세계를 놀라게 한 사건이 있었다. 전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재위 8년만에 전격적인 사임 발표를 한것이다. 베네딕토 16세는 전통적 관례와 달리 교황직에서 자진 사임한 역대 두 번째 교황이다. 그는 취임당시 78세로 적지 않은 나이였으며, 그의 사임이유는 건강 악화였다. 그리고 그 뒤를 이어 선출된 교황이 프란치스코이다.
영화 <두 교황>은 이 두 사람에 대한 이야기이다.

가톨릭의 위기
2005년,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서거하고 가톨릭은 교리 수호(보수)의 길로 가느냐, 시대의 목소리를 담는 길(진보)로 가느냐의 갈림길에 선다. 그리고 보수파 수장 독일 출신인 베네딕토 16세가 새 교황으로 선출이 된다.
이 시기, 가톨릭은 시대를 제대로 읽지 못한다는 비판에 직면하는데 새 교황은 전통적인 교리를 내세워 위기를 타계하고자 한다.
그러나 그의 임기 중, 바티칸 교회의 부패와 암투가 담긴 비밀 문서가 유출되고, 바티칸 은행의 돈 세탁, 사제의 아동 성추행 등의 추문이 붉어지며 가톨릭은 더 큰 위기에 직면하게 된다. 이 위기를 어떻게 헤쳐 나갈 것인지 베네틱토의 갈등은 나날이 깊어져만 간다.
나의 리뷰
요즘 사람들이 갖지 못한 것에 대한 영화이다. 요즘은 사람들이 예민하다. 나와 의견이 다르면 그 사람을 나의 반대쪽 있는 사람이라고 단정짓거나, 다투려 한다. 그런 식으로는 문제를 해결 할 수 없다. 예전에는 개개인이 많이 다를 수 없었다. 미디어가 잘 발달되지 않았고, 사람들은 신문이나 메인스트림에 의존하는 경향이 있었다. 하지만 교육 수준이 높아지고, 인터넷이 발달함에 따라 우리는 서로 다른 의견을 갖고 그것을 표출하게 되었다.
이 영화는 문제를 해결하려는 목적은 같지만 의견이 다른 두 교황에 대한 이야기이다. 선대 교황 베네딕토는 전통주의자로, 비용이 많이 들더라도 전통적인 옷을 갖춰 입는 것, 절차를 지키는 것 등 관례를 중요시한다. 그는 요한 바오로 2세 이후 폐지되었던 교황 의상을 다시 착용하는 등 교회의 전통을 살리는 데에 힘 썼다. 또한 동성애, 이혼, 여성 사제 서품, 임신 중단 등에 반대하는 전통적 시각을 고수하기도 했다. 그는 정통 교리의 수호자, 소신 강한 학자이자 유능한 행정가였다.
반면 새로운 교황 프란치스코는 실리주의자이자 현실주의자이다. 교황의 화려한 복장을 폐지하고, 추기경들과 같은 옷을 입고자 했고, 경호 차량이 최고급이 아니라도 괜찮다고 했다. 또 그는 폭넓은 성경해석을 한다. 어떤 사람들이 그에게 물었다. “하나님을 믿지 않는 사람은 천국에 못 갑니까? 성당에 가지 않은 유명한 영웅들은? 동성애자는요?” 그는 말했다. “하나님의 사랑에는 한계가 없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각자의 선을 행한다면 그것이 교회다.”

비록 접근법은 달랐지만, 두 교황은 가톨릭을 위해 어떻게 하나님의 사랑을 이해하고 전파할지 고민하는데에는 한 마음 한 뜻이었다.
베네딕토가 재임하던 시절, 천주교의 치부를 드러내는 사건들이 많이 있었다. 아동스캔들, 재산 범죄 등의 사제 비리, 마피아 결탁 등 교회는 그런 비판에 직면하게 됐다. 그래서 교황의 고민은 깊어져만 갔다.
이 때 아르헨티나에서 주교로 있던 프란치스코가 베네딕토 교황에게 가톨릭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편지를 쓴다. 교황은 그의 제언이 쉽지 않은 일이었음을 알고 그를 바티칸으로 불러들여 대화를 나누게 된다.
비록 본인이 지지하는 전통주의와는 맞지 않지만, 교황은 프란치스코가 교회를 긍정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는 사람이라는 확신을 가졌다. 가장 전통을 중시했던 보수의 수장 베네딕토는 생전에 교황직에서 물러나 새 교황에게 권한을 위임하는 가장 개혁적인 결정을 하게 되었다. 이렇게 두 교황의 시대가 열린다.

프란치스코도 자신의 신념을 포기 하고 이와 같은 일을 한 적이 있다. 그가 아르헨티나에 있을 때, 아르헨티나는 암울한 독재의 시절을 보내고 있었다. 고위 성직자들이 독재 정부를 반대했다는 이유로 군사 정권에 살해 당하는 일이 발생한 것이다.
그는 독재 정부를 지지하지 않음에도, 교회의 안녕을 위해 저항하지 않고 정부와 타협한 적이 있다. 그래서 프란치스코는 사제의 정치적 발언들을 지지한다. 그는 교회가 선을 행할 때 정치적인 발언을 하지 않고는 행할 수 없다고 믿는다.
이 장면에서 프란치스코는 군부 독재에 침묵했던 본인의 죄로 자신은 교황직을 맡을 자격이 없다고 말하며, 그의 선택으로 예수회 신부들과 갈라섰던 과거를 고해성사한다. 베네딕토 16세는 그를 괴롭혀 온 마음의 짐 덜어 준다.
당신은 신이 아닙니다. 신과 함께 살지만 인간일 뿐입니다. 신과 함께 우리는 움직이고, 살고, 존재합니다. 인생은 결코 정적이지 않습니다. 그러니 당신은 권력도 아니고 지성도 아니고 특별하게 살아온 방식대로 앞으로 나아가는 사람입니다. 당신은 달라졌습니다....
마지막으로 프란치스코 교황의 메세지를 끝으로 리뷰를 마무리해 본다.
우리 각자는 자신의 삶에 지평선이 있는지 스스로 물어봐야 한다.
대부분의 사람은 자기 삶의 지평선을 찾는 방법을 모르지만,
삶의 지평선을 관찰한다는 것은 희망을 바라보는 것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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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의 선출과 임기
로마 가톨릭은 중앙 집권 체제이다. 성당에 거주하는신부, 그리고 그 성당을 모아 묶은 일정한 단위의 교구와 그 교구를 담당하는 주교, 다시 그 주교들 중 고위 성직자인 추기경. 추기경의 가장 큰 권한은 바로 교황선출이며, 교황 선출을 위한 추기경들의 모임을 '콘클라베'라고 한다.
2023년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즉위한 지 10주년 되는 해이다. 교황은 한 번 선출되면 종신직을 보장받는다. 즉, 선종(숨을 거두어야만)해야만 그 자리에서 내려올 수 있다. 그 후에 다시 투표를 통해 새 교황이 선출된다.
그런데 몇 해 전에 전 세계를 놀라게 한 사건이 있었다. 전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재위 8년만에 전격적인 사임 발표를 한것이다. 베네딕토 16세는 전통적 관례와 달리 교황직에서 자진 사임한 역대 두 번째 교황이다. 그는 취임당시 78세로 적지 않은 나이였으며, 그의 사임이유는 건강 악화였다. 그리고 그 뒤를 이어 선출된 교황이 프란치스코이다.
영화 <두 교황>은 이 두 사람에 대한 이야기이다.

가톨릭의 위기
2005년,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서거하고 가톨릭은 교리 수호(보수)의 길로 가느냐, 시대의 목소리를 담는 길(진보)로 가느냐의 갈림길에 선다. 그리고 보수파 수장 독일 출신인 베네딕토 16세가 새 교황으로 선출이 된다.
이 시기, 가톨릭은 시대를 제대로 읽지 못한다는 비판에 직면하는데 새 교황은 전통적인 교리를 내세워 위기를 타계하고자 한다.
그러나 그의 임기 중, 바티칸 교회의 부패와 암투가 담긴 비밀 문서가 유출되고, 바티칸 은행의 돈 세탁, 사제의 아동 성추행 등의 추문이 붉어지며 가톨릭은 더 큰 위기에 직면하게 된다. 이 위기를 어떻게 헤쳐 나갈 것인지 베네틱토의 갈등은 나날이 깊어져만 간다.
나의 리뷰
요즘 사람들이 갖지 못한 것에 대한 영화이다. 요즘은 사람들이 예민하다. 나와 의견이 다르면 그 사람을 나의 반대쪽 있는 사람이라고 단정짓거나, 다투려 한다. 그런 식으로는 문제를 해결 할 수 없다. 예전에는 개개인이 많이 다를 수 없었다. 미디어가 잘 발달되지 않았고, 사람들은 신문이나 메인스트림에 의존하는 경향이 있었다. 하지만 교육 수준이 높아지고, 인터넷이 발달함에 따라 우리는 서로 다른 의견을 갖고 그것을 표출하게 되었다.
이 영화는 문제를 해결하려는 목적은 같지만 의견이 다른 두 교황에 대한 이야기이다. 선대 교황 베네딕토는 전통주의자로, 비용이 많이 들더라도 전통적인 옷을 갖춰 입는 것, 절차를 지키는 것 등 관례를 중요시한다. 그는 요한 바오로 2세 이후 폐지되었던 교황 의상을 다시 착용하는 등 교회의 전통을 살리는 데에 힘 썼다. 또한 동성애, 이혼, 여성 사제 서품, 임신 중단 등에 반대하는 전통적 시각을 고수하기도 했다. 그는 정통 교리의 수호자, 소신 강한 학자이자 유능한 행정가였다.
반면 새로운 교황 프란치스코는 실리주의자이자 현실주의자이다. 교황의 화려한 복장을 폐지하고, 추기경들과 같은 옷을 입고자 했고, 경호 차량이 최고급이 아니라도 괜찮다고 했다. 또 그는 폭넓은 성경해석을 한다. 어떤 사람들이 그에게 물었다. “하나님을 믿지 않는 사람은 천국에 못 갑니까? 성당에 가지 않은 유명한 영웅들은? 동성애자는요?” 그는 말했다. “하나님의 사랑에는 한계가 없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각자의 선을 행한다면 그것이 교회다.”

비록 접근법은 달랐지만, 두 교황은 가톨릭을 위해 어떻게 하나님의 사랑을 이해하고 전파할지 고민하는데에는 한 마음 한 뜻이었다.
베네딕토가 재임하던 시절, 천주교의 치부를 드러내는 사건들이 많이 있었다. 아동스캔들, 재산 범죄 등의 사제 비리, 마피아 결탁 등 교회는 그런 비판에 직면하게 됐다. 그래서 교황의 고민은 깊어져만 갔다.
이 때 아르헨티나에서 주교로 있던 프란치스코가 베네딕토 교황에게 가톨릭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편지를 쓴다. 교황은 그의 제언이 쉽지 않은 일이었음을 알고 그를 바티칸으로 불러들여 대화를 나누게 된다.
비록 본인이 지지하는 전통주의와는 맞지 않지만, 교황은 프란치스코가 교회를 긍정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는 사람이라는 확신을 가졌다. 가장 전통을 중시했던 보수의 수장 베네딕토는 생전에 교황직에서 물러나 새 교황에게 권한을 위임하는 가장 개혁적인 결정을 하게 되었다. 이렇게 두 교황의 시대가 열린다.

프란치스코도 자신의 신념을 포기 하고 이와 같은 일을 한 적이 있다. 그가 아르헨티나에 있을 때, 아르헨티나는 암울한 독재의 시절을 보내고 있었다. 고위 성직자들이 독재 정부를 반대했다는 이유로 군사 정권에 살해 당하는 일이 발생한 것이다.
그는 독재 정부를 지지하지 않음에도, 교회의 안녕을 위해 저항하지 않고 정부와 타협한 적이 있다. 그래서 프란치스코는 사제의 정치적 발언들을 지지한다. 그는 교회가 선을 행할 때 정치적인 발언을 하지 않고는 행할 수 없다고 믿는다.
이 장면에서 프란치스코는 군부 독재에 침묵했던 본인의 죄로 자신은 교황직을 맡을 자격이 없다고 말하며, 그의 선택으로 예수회 신부들과 갈라섰던 과거를 고해성사한다. 베네딕토 16세는 그를 괴롭혀 온 마음의 짐 덜어 준다.
당신은 신이 아닙니다. 신과 함께 살지만 인간일 뿐입니다. 신과 함께 우리는 움직이고, 살고, 존재합니다. 인생은 결코 정적이지 않습니다. 그러니 당신은 권력도 아니고 지성도 아니고 특별하게 살아온 방식대로 앞으로 나아가는 사람입니다. 당신은 달라졌습니다....
마지막으로 프란치스코 교황의 메세지를 끝으로 리뷰를 마무리해 본다.
우리 각자는 자신의 삶에 지평선이 있는지 스스로 물어봐야 한다.
대부분의 사람은 자기 삶의 지평선을 찾는 방법을 모르지만,
삶의 지평선을 관찰한다는 것은 희망을 바라보는 것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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